작년 ChatGPT의 등장은 개발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저의 사고방식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Minio로 CDN을 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문서를 찾아 헤매던 과거의 저는,
이제 ChatGPT에게 같은 질문을 그대로 던지는 현재의 저로 바뀌었습니다.
단순한 검색을 넘어, Cursor, Zed와 같은 AI 네이티브 개발 툴들은 코드 자동완성은 물론, 아예
함수나 클래스 단위의 코드 생성을 책임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저는 AI가 작성한 코드를
검수하고 조립하는 역할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코드 작성의 주도권이 AI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그 편리함에 취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등골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새 프로젝트의 킥오프 회의에서 기술 리더와
아키텍처를 논하던 중이었습니다. 핵심 로직을 설명하기 위해 당연히 알아야 할 언어의 기본 문법이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미친 건가?'
짧은 순간이었지만 엄청난 충격과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편리함의 대가로 무엇을 잃고
있었는지 명확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왜 AI에게 코드 작성을 위임하면 안 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AI는 데이터 흐름을 설계하고 복잡한 아키텍처를 구상하는 창의적인 영역까지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문득 다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나는 코드 작성을 좋아했나? 그 즐거움을 알고 있나?"
네, 저는 코딩을 좋아했습니다. 머릿속의 논리를 코드로 한 줄 한 줄 구현하고, 더 나은 구조를 위해
지우고 다시 쓰는 그 모든 과정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즐거움을 AI에게 송두리째 위임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가장 큰 즐거움을 빼앗기는 것과 같았습니다.
결심이 서자마자 Cursor, VSCode, ChatGPT를 모두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오직 nvim(Neovim) 하나만
남겨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습니다. 기존의 편리한 기능들을 nvim 환경에서 구현하는 데 2~3달이 걸렸고, 새로운
워크플로우에 손이 익숙해지는 데 또 1달이 걸렸습니다. 레딧(Reddit)을 뒤지고 수많은 플러그인을
테스트하며 저만의 환경을 한 땀 한 땀 만들어나갔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과정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다시 코드를 짜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문법 하나, 함수 하나를 제 손으로 직접 타이핑하면서
코드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되찾았습니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오직 저만을 위한
개발 워크플로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개발 환경은 곧 개발자의 생산성과 직결됩니다. 다음 포스트부터는 제가 nvim으로 어떻게 저만의
개발 환경을 구축했는지, 그 여정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요즘 저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개발의
즐거움을 되찾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Cursor, VScode -> Neovim으로 가게된 이유
2025. 9. 13. 18:53